누구나 '멋진' 승리를 꿈꾼다. 
하지만 전쟁의 목적은 생존이다. 오래 살아남는 자가 이긴다. 멋진 장면은 후대의 역사가들이 알아서 각색해주기 마련이다.  

손자는 말한다.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병자, 국가대사 사생지야 존망지도 불가불찰야) 

"전쟁은 국가의 가장 큰 중대사다. 백성의 생사 및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어 있는 까닭에 깊이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손자병법의 핵심은 싸우지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법이다. 이는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는 주장과 맥락이 닿아있다. 

가장 멍청한 짓은 엄청난 자본과 노력을 투하하고 쥐꼬리만한 이득이나 명분만 얻는 짓이다. 실속없는 승리를 의미하는 '피로스의 승리'가 바로 그것이다.  요즘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짓을 한다. 

웅진은 창업주인 윤석금씨가 정수기사업과 출판, 식품 사업을 통해 착실하게 내실을 다진 중견기업이었다. 하지만 2007년 론스타가 매물로 내놓은 극동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문제가 생긴다. 효성, 대한전선 등 7개사가 입찰에 참여했는데 웅진은 승리를 위해 무리수를 둔다. 껍데기만 남은 건설사 인수에 6600억원을 제시한 것. 

당연히 론스타의 입이 찢어졌다.  평균 입찰가인 4000억을 크게 상회했을 뿐 아니라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대한전선과도 1500억원 가량 크게 차이났다. 결국 극동건설은 웅진건설의 손에 넘어갔다. 

하지만 불과 몇 년뒤 건설경기는 거품처럼 사그러들었고, 극동건설의 부실규모도 웅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결국 웅진은 극동건설에 발목이 잡혀 유동성 위기에 빠진다. 경영진은 눈물을 머금고 캐쉬카우 노릇을 하던 정수기 부분까지 시장에 내놓았으나 2013년 극동건설을 포기하고 만다. 몇 년간 삽질만 하다 결국 회사만 거하게 말아먹은 셈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내가 가진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에 먹을 것이 없다고 봄에 뿌릴 종잣씨까지 먹어버리면 대책이 없다.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핵심 자원'과 '역량'을 보존해야 한다.  

옛부터 훌륭한 장수들은 병력을 소중하게 여겼다. 병력이 자신의 '밥줄'이자 '생명줄'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전투는 삼가고, 전투를 벌이더라도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다. 

사람 귀한줄 모르던 2차대전 당시 일본이 숙련된 파일럿들을 '자살특공대'에 편입시킨 순간 전쟁은 끝났다. 소중한 자원을 죄다 죽여놓고 어떻게 전쟁을 치룬단 말인가? 

겨울이 왔을때는 철저하게 창고를 단속해서 핵심자원과 역량이 무너지지 않게 보존해야 한다. 공연히 객기를 부리거나 허세 떨 필요가 없다. 최대한 자원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서 누수를 막고, 불필요한 지출 등을 삼가라.   

 

 

 

 

 

 


WRITTEN BY
k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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