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묘미는 순환에 있다.
계절이 바뀌듯 사람의 운명도 바뀐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하듯 우리의 인생에도 힘든 시기와 좋은 시기가 나뉘어 찾아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쁘거나 좋은 인생은 극히 드물다.
인생의 계절에는 순서가 없다. 자연계의 사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서대로 돌아가지만 사람의 일생은 어느 순간에 겨울 혹은 봄을 맞이할지 알 수 없다. 인생 초년에 잘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젊어서는 죽도록 고생하다가 말년에 복을 받는 사람도 있다. 겨울이 긴 사람도 있고, 따뜻한 봄과 화려한 여름이 긴 사람도 있다. 또 겨우내 지독한 혹한을 겪는 사람도 있고 비교적 원만하게 넘기는 사람도 있다.
인생은 공평(公平)하지 않다. 평등이 주요한 사회 가치로 자리매김하다보니 이러한 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개인이 받아들이던 그렇지 않던 삶은 공평하지 않다. 태어나기도 전에 빛도 못보고 죽는 아기가 있는 반면 100세를 넘겨 장수하는 사람도 있다. 엄청난 재물을 쌓아두는 사람이 있는 반면 평생을 죽도록 일했지만 송곳하나 꽂을 땅 한 평 없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의 노력부족’ 탓이거나 ‘사회제도적 문제’로 돌리기는 어렵다. 게으른 천성과 제도적 적폐(積弊)가 쌓인 국가에 태어난 것부터 삶은 공정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정해진 운명은 내 의지와 다르게 돌아가고, 각자 주어진 조건도 불공평하다는 점은 무력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인간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도 언급해 두고 싶다. 주어진 조건과 기후는 다르지만 세계 곳곳에는 각기 다른 문명이 꽃을 피웠다. 우리로서는 “도대체 저런데서 왜 사는거야?”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곳에서도 사람이 산다. 시베리아의 혹한이나 열사의 사막에서도 그들은 울고 웃고 서로 사랑하며 우리랑 똑같이 느끼면서 문화를 이어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재벌가 후손이 아니어도, 천재적 재능이 없어도 가치가 없는 게 아니다. 최악의 조건을 갖췄지만 훌륭한 삶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은 젊은 시절 과거에 응시해 관직에 나가려 했다. 하지만 매관매직이 성행하던 부패한 풍조에 염증을 느끼고 단념했다. 그 뒤 관상과 사주팔자를 공부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뜯어봤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빈곤하고 천한 거지 상판이었다. 이에 다시 사주를 플어보니 또 한 치의 오류도 없는 완벽한 ‘거지팔자’였다.
크게 실망한 선생은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며 한탄하던 중 관상책 한 귀퉁이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보게 된다.
"상호불여신호 신호불여심호"(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
이는 "상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이 좋은 것이 마음이 좋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김구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심상(心象)이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평생을 만주와 중국내륙을 떠돌며 임시정부를 이끌었다. 어찌보면 ‘거지팔자’에 맞게 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김구 선생은 대의(大義)에 헌신해 자신의 운명을 화려하게 ‘액땜’했다. 선생이 마음을 고쳐먹지 않았다면 운명에 질질 끌려다녔을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 중에 ‘냉장고를 부탁해’(JTBC 방영)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최고의 셰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출연자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내용이다. 물론 출연자는 집에 있는 그대로의 냉장고를 가져와야 한다. 방송에 나온다고 뭘 더 추가할 수 없다. 그런데 셰프들은 평범한 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묵혀둔 시금치나 유통기한 지난 샐러드로 완벽한 요리가 탄생하는 걸 보면서 우리는 자기 집 냉장고를 재평가하게 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가진 게 적으면 적은대로 ‘현명하게’ 처신하면 된다. 무조건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다. 인생을 깊이 성찰해 보다 나은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나는 알아두면 좋은 한 가지 통찰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바로 ‘겨울’이다. 인생의 길목에서 언젠가는 마주치게 될 ‘겨울’은 우리를 위축시킨다. 겨울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때로는 질병으로, 파산(破産)으로, 불합격으로, 이혼으로 우리를 괴롭게 할 수 있다.
겨울은 춥고 배고픈 시기이지만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건 아니다. 겨울에는 힘(재능)의 응축이 일어나고 내공이 쌓이고 겸손해진다. 겨울을 통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어려서 화려하게 꽃핀 인생은 대부분 교만하다. 그러한 오만함이 때로는 사슴의 뿔처럼 사람을 옭아맬 수 있다. ‘젊어서 고생을 사서도 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장애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기회가되는 인생의 겨울, 어떻게 찾아오고 어떻게 버티는지 이야기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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