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수준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자리가 주어졌다면, 유혹인줄 알고 피해라. 

그곳은 사지(死地)다. 
자신의 노력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댓가가 주어졌다면, 받지 말아라. 
그것은 재앙이다. 

경계를 넘어서면 화(禍)를 입는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 다른 것을 탐내다가는 제명에 못한다. 개구리도 우물을 벗어나면 죽는다. 개구리 수준에서 갑자기 "난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거야" 라며 바다를 향해 뛰쳐나가다간 근처도 못가서 밟혀죽는다. 개구리는 개구리로서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우물이 그의 무대다.

안철수가 컴퓨터 개발자와 기업 경영인으로 남았다면 존경받는 사람으로 기억됐을 것이다. 
문대성이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면 존경받는 체육인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인이, 체육인이, 바둑인이, 기업인이 권력의 관(冠)을 쓰겠다며 뛰어나가는 순간 명예도, 지위도 잃는다. 경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자기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그것이 바로 소명(Calling)이고 삶의 목적이다. 꼭 1등이 될 필요도 없다.  넘치면 화를 입는다. 만일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쌓은 인지도를 등에 엎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면 그 순간 끝이다.

 

 

 


'자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조선시대 사화에서 스러져간 무리들은 대부분 이것에 걸려 넘어졌다. 선비들이 대의와 명분을 말해도 실상은 다 자리다툼이었다.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지혜롭게 '위험한 자리'를 피해간 사람이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한신, 소하, 장량 이 세 사람의 부하 덕분에 강적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통일했다. 그런데 통일후에는 자기보다 뛰어난 세 사람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한신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고 소하도  사소한 일로 잡아두는 등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오직 한 사람, 장량만이 이렇게 될 줄 알고 유방이 내리는 벼슬을 사양한 채 낙향해 목숨을 건졌다. 

유방이 황제에 오르자, 그 밑의 신료들은 이제 자기들 세상이라며 김칫국부터 마셨다. 너나 할것 없이 누가 높은 감투를 쓸지 논쟁을 벌였으며 서로 제후가 되겠다며 안달이었다.  하지만 개국공신 운명이 다 그렇듯 온전히 목숨을 부지한 사람은 적었다.  

인생의 겨울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름에는 좋은 자리였을지 몰라도 겨울에는 죽는 자리일수 있기 때문이다. 지혜롭게 분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중앙정보부장, 안기부장이 정말 힘있는 자리였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지녔다. 하지만 그건 군사정권 시절 이야기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국민의 정부 이래로 국정원장을 맡고 난 다음 구속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지금도 전 정권에서 국정원장을 맡았던 이병기, 이병호, 남재준 전 원장은 법정에서 큰 곤욕을 치루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만일 저 자리에 가지 않았다면 각자 존경받은 관료, 군인으로 용퇴했을지도 모른다. 


자리욕심 부리지 마라. 자격이 되면 하나님이 알아서 주시겠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해라. 
공연히 욕심부리다간 겨울이 혹한으로 바뀔 것이다.    

 

 


WRITTEN BY
k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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