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언제나 바뀐다. 

따라서 '상황논리'만 좇으면 인생이 삼천포에 빠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은 적응의 대상이지, 목표한 기착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얄팍한 상황논리가 처세의 황금률로 둔갑했다. 하지만 본질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본질이 '불편'을 초래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은 그것에 대해 눈을 감든 감지 안든 엄존하는 현실이다. 빨리 깨달아야 한다.

아Q정전의 주인공처럼 본질에 눈 감아버리고, 정신승리로만 만족해서는 그저 해류에 휩쓸러 이리저리 떠다니다 불시착하는 인생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본질은 무엇인가? 

이것이 당신이 평생을 두고 해결해야 하는 화두(話頭)다. 

국가와 조직은 당신을 숫자로 구분한다. 당신은 분명 730908-xxxxxx 와 같은 주민등록번호나, 04-72007952 등의 군번, 563-9987 등의 사번 등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조직의 입장에서 편의상 구분해놓은 것일 뿐 본질이 아니다. 누군가 죽었는데도 국가나 회사가 실수로 주민번호, 사번을 말소시키지 않았다 해도 당신은 산 것이 아니다. 

동료들은 당신을 사회적 지위로 평가한다. 당신이 변호사, 의사라면 그들은 "아, 걔? 그 친구는 XX병원 의사잖아~"라고 말하거나 "XXX는 삼성 다녀" 등으로 표현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질없다. 지위와 직책은 그냥 당신이 잠시 앉아있는 의자와 같다. 일어서고 나면 그만이다. 

친구와 가족들은 자신과의 관계, 그리고 기억으로 당신을 평가한다. 앞의 두 기준보다는 좀 더 추상적이다. "XXX는 나랑 초등학교때 같은 반이었어. 그 친구는 영어를 잘했지" , "XXX? 아 우리 동생이야" 이런식이다. 역시 이것도 본질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기억은 기억하는 사람의 주관성에 의해 함몰되므로, 왜곡과 변개가 쉽다. 또 편파적이다. 당신은 더이상 '영어를 잘하는 초등학생'이 아닐 뿐 아니라 그 사실이 당신을 대변해 주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기억의 주체가 사라지면 이 또한 사라질 뿐이다. 

당신이 살아가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바로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설피 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이 앎의 여정을 통해 당신은 당신 삶에 비로소 뿌리를 내릴 수 있다. 그리고 뿌리를 내려야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다.

 

 

 


남산 위의 소나무를 보라. 소나무는 십장생(十長生)중 하나다. 소나무를 둘러싼 환경과 계절은 수시로 바뀐다. 봄이 가면 여름이오고, 여름이가면 가을이,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온다. 소나무는 순리에 따라 시절에 맞게 적응하지만 뿌리내린 '나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아니, 바꿀수도 없다. 

앞으로도 상황은 계속 바뀔것이다. 인생의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한 글을 계속 쓰고있지만 겨울은 가고 봄은 온다. 당신 상황은 곧 풀릴 것이고, 재물과 명예가 쏟아져 내릴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영원하지 않다. 아침안개처럼 사라질 것이고, 당신은 계속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변하는 상황에 목매지 말라. 그것은 절기에 따라 바뀌는 계절처럼, 왔다 가는 현상일 뿐이다. 대신 당신이 누군지 정확히 아는게 훨씬 중요하다. 그것만 제대로 알고 가도 당신은 '잘' 산것이다.  

WRITTEN BY
k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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